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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자 디지털 교육

고령자 디지털 교육: 기초 문해력이 낮은 학습자 대상 프로그램의 운영 방식 비교

한국 사회가 초고령화 시대로 진입하면서 고령자 디지털 교육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많은 교육 현장에서 간과되고 있는 것이 있다. 바로 기초 문해력이 낮은 고령자에 대한 교육 방식이다.
문해력이 낮은 고령자란, 글자를 아예 모른다기보다는 복잡한 문장 해독이나 한자, 어려운 용어, 작은 글씨에 어려움을 느끼는 분들을 포함한다.

이러한 대상자에게 기존 텍스트 중심의 스마트폰 교육은 효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최근에는 글보다 ‘그림’, 설명보다 ‘직접 해보기’를 중심으로 구성된 시각 중심·행동 중심의 디지털 교육 프로그램이 주목받고 있다.

이 글에서는 기초 문해력이 낮은 고령자 대상 디지털 교육 프로그램의 운영 방식을 사례 중심으로 살펴보고, 그림 중심 수업, 쉬운 글꼴 사용, 음성 안내 도입 등의 구체적인 전략과 효과 차이를 비교 분석하고자 한다.

 

기초 문해력이 낮은 학습자 대상 고령자 디지털 교육 프로그램의 운영 방식 비교

고령자 디지털 교육의 주요 장벽: 낮은 문해력으로 인한 학습 차단

대부분의 고령자 디지털 교육은 기본적으로 글을 읽고 이해할 수 있다는 전제 아래 설계된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복지관과 디지털배움터 현장에서는 다음과 같은 문해력 관련 문제들이 자주 보고된다.

  • 앱에서 나오는 ‘이용약관’, ‘로그인’, ‘비밀번호’ 등의 단어를 이해하지 못함
  • ‘다운로드’, ‘업데이트’, ‘QR코드’ 같은 디지털 용어에 혼란
  • 작은 글씨로 된 메뉴나 팝업창을 해석하기 어려움
  • 두 문장 이상의 설명이 있으면 읽다가 중도 포기
  • 종이 교재의 긴 문장, 단계별 설명을 끝까지 따라가지 못함

이러한 상황에서 고령자 학습자는 “나 같은 사람은 배우면 안 되겠다”, “머리가 나빠서 그런가 보다”라며 자존감 저하와 학습 포기로 이어지기 쉽다.
그래서 이제는 단순한 기능 설명보다 **‘보여주고 따라하는 구조’, ‘그림 중심 커리큘럼’, ‘쉬운 글꼴과 단문 안내’**가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고령자 디지털 교육 사례 비교: 텍스트 중심 수업과 시각 중심 수업의 운영 방식 차이

서울 동작구와 대전 유성구의 복지관에서 각각 시행된 두 가지 고령자 디지털 교육 사례를 비교해보면, 텍스트 중심 수업과 시각 중심 수업이 고령자 학습자에게 미치는 차이를 명확히 확인할 수 있다.

① 텍스트 중심 전통형 수업 (서울 동작구)

  • 교재: 일반적인 스마트폰 사용 설명서, 텍스트 중심 단계별 설명
  • 수업 방식: 강사의 PPT 설명 → 교재 페이지 따라가기 → 개인 실습
  • 수업 언어: ‘메신저 앱에서 친구 추가 후, 채팅방을 열고 사진 첨부’ 등 긴 문장 사용
  • 어려움: 교재에 나온 내용을 해석하지 못해 진행 중단 많음
  • 반응: “책이 너무 어렵다”, “단어가 어려워서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② 시각 중심 쉬운 수업 (대전 유성구)

  • 교재: 그림만으로 구성된 시각 중심 실습지(단어 없이 아이콘, 화살표 활용)
  • 수업 방식: 실물 스마트폰을 TV에 미러링 → 강사 따라하기 실습 위주
  • 수업 언어: “이 버튼을 누르세요”, “사진을 찍고 아래쪽 초록색 아이콘을 터치하세요”
  • 도구 활용: 큰 글꼴(20pt 이상), 돋보기 키트 제공, 음성 안내 보조
  • 반응: “그림 보니까 훨씬 이해가 빠르다”, “글이 없어도 되니까 부담이 없다”

이처럼 시각 중심 수업은 문해력에 상관없이 누구나 직관적으로 이해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특히 고령자들이 가장 자주 사용하는 기능(사진 찍기, 문자 보내기, 카톡 사용 등)은 단계별 그림으로 보여주고 바로 따라하는 방식이 학습 흡수력을 높여준다.

 

 

고령자 디지털 교육의 효과 분석: 시각 중심 수업의 교육 성과 비교

2024년 3월부터 5월까지 진행된 대전 유성구 ‘그림으로 배우는 스마트폰’ 수업 참여자 50명과, 서울 동작구 ‘표준 스마트폰 수업’ 참여자 50명을 비교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항목텍스트 중심 수업시각 중심 수업
수업 만족도 68% 94%
기능 습득률(자가 평가) 52% 88%
과제 수행률 45% 81%
수업 중 질문 빈도 높음 낮음
중도 포기율 24% 6%
디지털 자신감 향상 58% 93%
 

주요 분석 포인트:

  • 시각 중심 수업을 받은 고령자는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직관적으로 이해했기 때문에 실습 오류가 적었고, 복습 의지도 높았다.
  • 텍스트 수업에서는 ‘설명은 알겠는데 화면이 다르다’는 말이 반복되었고, 결국 교재를 읽는 데서 좌절하는 경우가 많았다.
  • 특히 시각 중심 수업에서는 문해력이 낮은 80대 고령자의 참여도와 만족도가 크게 증가했다는 점에서 교육의 포용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효과적이었다.

 

 

고령자 디지털 교육 개선을 위한 운영 전략 제안

고령자 디지털 교육의 성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문해력이 낮은 고령자도 참여할 수 있는 직관적인 교육 시스템의 확산이 필요하다. 다음은 실효성 있는 운영 전략이다.

1. 그림 중심 교재 개발 및 보급 확대

텍스트보다는 아이콘, 그림, 번호 순서화 중심의 교재가 필요하다.
복잡한 설명은 피하고, 기능별 한 장씩 정리한 컬러 실습지 형태가 가장 효과적이다.

2. 쉬운 글꼴 및 고대비 색상 사용

고령자는 작은 글씨와 흐릿한 색상에 어려움을 느낀다. 20pt 이상의 큰 글씨, 검정-노랑 조합 등 고대비 색상, 그리고 ‘둥근고딕’ 같은 가독성 높은 서체 사용이 필수다.

3. 실습 영상 QR코드 제공

교재와 함께 QR코드를 통해 간단한 실습 영상을 제공하면, 가정에서도 반복 학습이 가능해진다.
이때 영상에는 자막뿐 아니라 음성 내레이션도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

4. 질문을 두려워하지 않는 분위기 조성

문해력이 낮은 고령자는 수업 중 질문하는 것 자체를 두려워한다.
따라서 “틀려도 괜찮아요”, “천천히 함께 해볼게요” 같은 말로 심리적 장벽을 낮춰야 하며, 1:1 서포터즈 배치도 도움이 된다.

 

 

마무리하며: 고령자 디지털 교육은 모두를 위한 교육이어야 한다

디지털 시대에 고령자도 스마트폰을 활용해 소통하고 정보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고령자가 ‘글을 읽는 것’에서부터 벽을 느끼고 있다.
고령자 디지털 교육은 단지 기능을 가르치는 것을 넘어, 심리적 문턱을 낮추고 디지털 세상으로 안내하는 포용적 교육이 되어야 한다.

그 시작은 바로 문해력이 낮은 고령자를 위한 그림 중심, 쉬운 말 중심, 반복 중심의 커리큘럼을 설계하는 일이다.
모든 사람이 기술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고령자에게 맞춘 교육이 아닌 고령자를 위한 교육을 설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