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자 디지털 교육

경로당에서 이뤄지는 고령자 디지털 기초 교육 실태 분석: 노년층 디지털 문해력의 첫걸음

of-yool 2025. 6. 25. 14:46

고령화 디지털 교육 - 노인복지 중심지, 경로당은 지금 무엇을 가르치는가?

대한민국은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면서 노년층을 위한 복지 시스템이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특히 디지털 사회로의 빠른 전환은 고령자들에게 정보 격차를 넘어 생활 격차로 이어지고 있다. 은행 창구 대신 모바일 뱅킹, 음식 주문은 키오스크, 진료 예약은 앱으로만 가능한 현실 속에서 많은 어르신들은 ‘기계 앞에서 무력감’을 느끼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배경 속에서 ‘경로당’이라는 공간은 단순한 휴식처를 넘어 디지털 역량 강화의 현장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고령자들은 병원이나 주민센터보다 오히려 경로당을 더 편안하게 느끼며, 또래와 함께 배우는 학습 방식에 심리적 안정감을 갖는다.
전국 6만여 개에 달하는 경로당은 지리적으로도 접근성이 뛰어나며, 이미 지역 고령자의 생활 루틴에 포함된 공간이기 때문에 디지털 교육을 정착시키기에 최적의 장소로 평가받고 있다. 이 글에서는 경로당에서 진행되는 디지털 기초 교육의 실제 운영 방식과 효과를 살펴보고, 현장 중심의 장단점 분석과 더불어 향후 정책적 보완점을 제시해 본다.

경로당의 고령자 디지털교육 실태 분석

교육 현장의 실제 – 고령화 디지털 교육 누구에게, 어떻게 가르치고 있을까?

경로당 디지털 교육은 주로 지자체나 복지기관이 운영 주체가 되며, 국가 디지털 역량 강화 사업의 일환으로 연계되기도 한다. 최근에는 행정안전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중앙정부 차원에서도 경로당을 활용한 디지털 교육을 적극 추진 중이다.
현장에서는 전문 강사, 공공일자리 연계 디지털 서포터즈, 대학생 봉사단 등 다양한 인력이 투입되며, 수업은 보통 주 12회, 48회차 과정으로 구성된다. 커리큘럼은 ‘전원 켜고 끄기’, ‘문자 보내기’, ‘사진 촬영과 앨범 보기’, ‘카카오톡 친구 추가 및 메시지 보내기’, ‘유튜브 시청하기’, ‘정부24 로그인 및 민원 발급’, ‘키오스크 모의 체험’ 등으로 구성된다.
특히 일부 경로당은 실제 키오스크 장비를 도입해 실습을 중심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이 장비는 음식 주문, 진료 예약, 발권 등 다양한 상황을 시뮬레이션할 수 있다. 이 같은 방식은 강사의 설명보다 훨씬 실용적인 효과를 제공한다.
그러나 교육 품질은 강사 역량에 따라 크게 좌우된다. 어떤 경로당은 경험 많은 강사가 체계적으로 수업을 진행하지만, 다른 곳은 단순 설명이나 일방향 시연에 그치기도 한다. 또한 고령자의 특성상 한 번 배웠다고 바로 익히기 어렵기 때문에 반복 수업이 핵심인데, 예산과 시간 부족으로 반복 수강 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수강생의 반응과 참여 동기 – 고령화 디지털 교육 배움의 목적은 생존

수강생들이 디지털 교육에 참여하는 가장 주된 이유는 "남들처럼 기본적인 생활을 하고 싶어서"다. 단순한 호기심이나 여가 활용이 아닌, 일상에서 겪는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한 절박함이 동기다. 특히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교통 앱을 사용하지 못하거나, 병원에서 키오스크 앞에서 길을 막고 서 있게 되는 상황은 많은 어르신에게 굴욕적인 경험으로 남는다.
실제로 수업에 참여한 한 78세 수강생은 “진료 접수도, 복지카드 신청도 전부 인터넷으로 하라고 하니까 못하면 그냥 포기하게 된다”고 말한다. 그에게 교육은 단순한 학습이 아니라 사회적 배제에서 벗어나는 생존 전략이었다.
이처럼 경로당에서 진행되는 교육은 같은 연령대 사람들과 함께 배우기 때문에 긴장감이 덜하고, 실수하더라도 위축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강사들이 사용하는 교재나 설명 방식이 고령층의 이해도를 고려해 단순화되어 있어 접근성이 좋다. 다만, 수업이 끝나면 혼자 연습할 기회가 부족한 경우가 많고, 가족에게 질문하기도 어려운 현실에서 디지털 기기 사용은 여전히 두려운 과제가 된다.
특히 여성 어르신이 남성보다 수업 참여율이 높으며, 이는 경로당 자체가 여성 중심의 커뮤니티로 운영되는 경향 때문이기도 하다. 남성 고령자는 상대적으로 수동적이거나 “지금 배워서 뭐 하냐”는 반응이 많아, 성별 맞춤형 교육 방식이 향후 도입될 필요성이 있다.

 

고령화 디지털 교육 개선 과제와 제안 – 단기 교육을 넘어서야 할 때

경로당 디지털 교육의 가장 큰 한계는 반복 학습 구조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고령층은 새로운 기술을 배울 때 단순한 반복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교육은 4~6회 차로 종료되고, 이후에 다시 같은 내용을 들으려면 대기 명단에 올라야 한다. 이로 인해 학습이 단절되고, 초기 교육 효과가 지속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또한 교육을 위한 장비와 공간 환경이 열악한 경로당도 여전히 존재한다. Wi-Fi조차 없는 곳에서 온라인 서비스를 가르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며, 일부 경로당은 디지털 장비 자체가 부족하거나 너무 낡아 수업 진행이 어렵다. 이에 따라 지자체는 디지털 교육용 장비 보급을 우선 과제로 삼아야 하며, 노후된 기기를 정기적으로 교체할 수 있는 예산이 확보되어야 한다.
강사 역량 또한 표준화가 시급하다. 현재 강사는 별다른 인증 없이 위촉되는 경우가 많고, 교육 방식도 각자 다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고령자 디지털 교육 전문 강사 인증제’를 도입하고, 정기적인 역량 강화 교육을 제공해야 한다. 특히 고령자의 인지능력, 학습 패턴, 심리적 특성을 이해하고 교육할 수 있는 커리큘럼이 마련되어야 한다.
결국 경로당 디지털 교육은 고령층의 삶의 질을 높이는 핵심 수단이다. 단지 기술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세상과 연결되어 있다는 감각을 회복시키는 작업이다. 앞으로 이 교육이 일회성 캠페인이 아닌, 장기적이고 구조화된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정책적·재정적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